아이를 키우다 보면, 밤중에 갑자기 열이 나 노심초사하며 밤을 새워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소아는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다 체구가 작고 성인과는 진료 방법이 달라서, 아무 병원이나 가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고열로 끙끙대는 아이를 보며 밤늦게 문을 연 병원은 어디인지 인터넷이나 맘카페를 검색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성인과는 다른 소아응급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소아전문 응급진료체계 구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2010년 소아전용 응급실을 10개소 구축하여 운영했으며, 2016년 1월부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전문센터”) 지정∙운영이 법제화됐다. 현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소아응급환자가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전문센터를 확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전문센터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소아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소아전용 응급실, 소아전담 전문의 등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춰야 한다(Table 1). 2022년 3개소가 추가로 개소함에 따라, 2022년 12월 현재 서울, 경기, 인천, 대구, 충남, 경남에 총 8개의 전문센터가 운영 중이다(Table 2)1).
현재 전문센터는 이러한 전담 시설, 장비, 인력을 바탕으로 일반응급의료센터와 비교하여 소아응급진료를 보다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2021년 한 해 동안 전문센터 1개소당 18세 이하 환자 진료 건수는 약 44,000건으로, 일반응급의료센터(약 9,000건)의 약 5배 수준이다. 또한 전체 나이 대비 18세 이하 진료 건수 비율은 전문센터에서 약 25%로, 일반응급의료센터(13%)의 약 2배 수준이다.
정부는 중증∙응급 소아에 대한 24시간 진료 기능 및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전문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다. 또한, 보상방식을 포함하여 소아응급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연구도 추진 중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을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저출생으로 인한 소아 인구 감소와 소아응급 전담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확충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전문센터의 과반수가 수도권에 있어 지역 소아환자의 응급진료 접근성은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
이에 중장기적으로는 일반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응급진료 책임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아응급진료가 적절히 제공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응급의료부터 최종 치료까지 원활히 연계될 수 있도록 전문센터와 어린이 전문 공공 진료센터의 연계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문센터가 대부분 대형 병원임을 고려하면, 경증∙비응급 환자가 전문센터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야간∙휴일에 외래진료가 필요한 소아 환자를 위해‘달빛어린이병원’과 같은 1차 의료의 역할도 계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이러한 1차 및 상 급 의료기관 간의 환자 이송 등 협력 체계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안심하고 아이를 키우려면, 응급상황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력 부족 등 보건의료 환경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문센터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보완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소아응급의료체계의 단기적∙중장기적 방향에 대해 정부∙의료계∙학계 등이 함께 면밀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Table 1.
Table 2.References1. Division of Emergency Healthcare. Additional selection of 3 pediatric emergency centers for pediatric emergency patients [Internet]. Sejong (Korea):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c2022 [cited 2022 Dec 17]. Available from: http://www.mohw.go.kr/react/al/sal0301vw.jsp?PAR_MENU_ID=04&MENU_ID=0403&CONT_SEQ=368190. Kore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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